
명절을 앞두고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쉬려고 갔는데 더 피곤해졌습니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속이 며칠째 불편합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연휴에는 수면 시간, 식사량, 활동량이 한꺼번에 달라지기 쉽습니다. 저는 명절 건강관리의 핵심을 ‘무리하지 않는 리듬’이라고 봅니다.
장거리 운전은 피로감이 오기 전에 쉽니다
운전 피로는 몸보다 먼저 집중력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는 괜찮다고 느껴도 반응이 둔해지고, 짜증이 늘거나 양보가 어려워지면 쉬어야 할 때입니다. 오래 운전할 때는 일정한 간격으로 차에서 내려 목, 어깨, 허리, 고관절을 가볍게 풀어 주시길 권합니다.
차 안 공기가 탁하면 졸림과 두통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긴장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몸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명절 음식은 위장의 속도에 맞춥니다
전, 고기, 떡, 술은 평소보다 많이 먹기 쉬운 음식입니다. 하지만 위장은 갑자기 늘어난 음식량을 바로 처리하지 못합니다. 속이 더부룩하고 메스꺼울 때는 추가로 먹기보다 위가 비워질 시간을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 평소 식사량보다 조금 적게 덜어 천천히 드십시오.
- 급체한 느낌이 있으면 기름진 음식과 술은 피하고, 무리하게 더 먹지 마십시오.
- 당뇨병, 고혈압, 심장·신장 질환으로 식이 조절 중이라면 명절에도 기존 원칙을 유지하십시오.
- 복용 중인 약은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음주 가능 여부는 처방받은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십시오.
성묘와 벌초 뒤에는 피부와 열을 살핍니다
가을 야외 활동 뒤에는 진드기나 들쥐 배설물, 오염된 물과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을 주의해야 합니다. 풀밭에 바로 앉거나 눕지 말고, 긴 옷과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논, 웅덩이처럼 고인 물에 상처 난 피부가 닿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야외 활동 후에는 샤워하며 겨드랑이, 허리선, 무릎 뒤처럼 접히는 부위를 살펴보십시오. 열이 나거나 몸살이 심하고, 피부 발진이나 검은 딱지처럼 보이는 병변이 생기면 진료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눈과 피부 손상은 문지르지 않습니다
벌초, 밤 줍기, 밭일을 할 때는 작은 돌, 나뭇가지, 식물 조각이 눈에 튈 수 있습니다. 눈에 이물감이 있으면 비비지 말고 깨끗한 물이나 식염수로 부드럽게 씻어낸 뒤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호안경을 착용하면 예기치 못한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눈 통증, 시야 흐림, 빛 번짐이 지속될 때는 안과 진료를 권합니다.
- 가슴 통증, 심한 호흡곤란, 한쪽 팔다리 마비, 말이 어눌해짐, 의식 저하가 있으면 119 또는 응급실을 먼저 이용하십시오.
- 심한 복통, 반복되는 구토, 고열이 동반될 때도 연휴가 끝나기만을 기다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명절 건강관리는 특별한 방법보다 기본을 지키는 데서 시작됩니다. 운전은 쉬어 가고, 음식은 덜어 먹고, 야외 활동 뒤에는 몸의 변화를 확인하십시오. 즐거운 만남 뒤에 일상으로 편안히 돌아오실 수 있도록 몸의 신호를 조금 일찍 살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