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료실에서 겨울이 되면 같은 통증도 더 뻣뻣하고 깊게 느껴진다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겨울을 기운을 밖으로 흩기보다 안으로 갈무리하는 계절로 봅니다. 실제로 찬 공기와 큰 일교차는 근육과 혈관을 긴장시키고, 피로와 수면 부족이 겹치면 평소 약했던 부위가 먼저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찬바람 뒤 한쪽 얼굴이 어색할 때
겨울철에는 구안와사로 불리는 안면신경마비를 조심해야 합니다. 한쪽 입꼬리가 잘 올라가지 않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고, 귀 뒤 통증·눈물 변화·안구건조·이명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찬 기운, 과로, 스트레스, 면역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원에서는 얼굴 움직임과 통증, 감각 변화, 전신 컨디션을 함께 살펴 침, 뜸, 약침, 한약 등을 필요한 범위에서 적용합니다. 이미 안면마비를 겪은 뒤 얼굴 당김, 경련, 비대칭, 눈물 조절 이상이 남아 있다면 찬바람에 증상이 예민해질 수 있어 겨울철 보온과 과로 관리가 필요합니다.
몸이 굳으면 통증과 낙상이 늘어납니다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과 인대가 쉽게 움츠러들어 목·어깨·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갑자기 담이 결리거나 오래된 관절 통증이 되살아나는 것도 이 시기에 흔합니다. 빙판길에서는 넘어지며 손목, 고관절, 척추 등에 손상이 생길 수 있어 신발과 보행 습관도 중요합니다.
- 외출 전 목, 허리, 종아리를 가볍게 풀어 줍니다.
- 실내에서라도 짧게 걷기와 근력 운동을 이어갑니다.
- 운동 전후에는 따뜻한 찜질로 긴장을 완화합니다.
- 넘어진 뒤 붓기, 심한 통증, 체중 부하 어려움이 있으면 진료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혈압과 중풍 전조증은 더 신중하게 봅니다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되기 쉬워 혈압 변동이 커질 수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력, 과거 뇌혈관 질환이 있는 분은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고 아침 외출 때 보온에 더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복용 중인 혈압약이나 항혈소판제, 항응고제는 임의로 중단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의학에서 우황청심원은 갑작스러운 긴장, 두근거림, 중풍 관련 상황에 오래 활용되어 왔습니다. 다만 체질과 현재 복용약, 기저질환에 따라 맞지 않을 수 있으므로 평소 사용 가능 여부를 진료 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무엇보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짐, 얼굴 마비, 말이 어눌함, 극심한 두통, 의식 저하가 생기면 약에 의존하지 말고 즉시 119나 응급실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상담을 권합니다
- 찬바람 후 얼굴 한쪽 움직임이 어색해졌습니다.
- 겨울마다 같은 부위 통증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집니다.
- 고혈압 등 심뇌혈관 위험요인이 있고 겨울철 어지럼, 두근거림이 잦습니다.
- 안면마비 이후 당김, 경련, 비대칭이 추위에 더 심해집니다.
겨울 건강관리는 특별한 한 가지 방법보다 몸을 차게 하지 않고, 무리한 활동을 줄이며, 이상 신호를 늦게 넘기지 않는 데서 시작합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계절에 맞춰 생활 리듬을 조금 낮추고, 통증이나 마비 증상이 보이면 초기에 몸 상태를 함께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